한국 여행은 끝났고 집에도 돌아왔다.

그런데 이상하다. 지하철을 타다가도 서울이 생각나고, 밤거리를 걷다가 한강이 떠오른다. 다음 여행지를 찾아보다가 결국 또 서울 항공권을 검색한다.

요즘 이런 감정을 ‘Seoul sickness’, 말 그대로 ‘서울병’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진짜 병은 아니다. 서울 여행을 마친 뒤에도 도시가 계속 그립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장난스럽게 표현한 인터넷식 표현이다.

정말 이런 말을 쓰는 사람이 있을까?

있다.

중국 SNS에서는 몇 년 전부터 서울 여행 후 느끼는 그리움을 ‘서울병(首尔病)’이라고 표현하는 게시물이 퍼졌고, 최근에는 영어권 커뮤니티에서도 같은 표현이 보인다. 올해 Reddit에는 아예 “Is Seoul sickness a real thing?”이라는 질문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한국 여행을 다녀온 뒤 거의 매일 “다시 가고 싶다”고 말하게 됐다고 적었다.

댓글도 비슷했다. 서울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그립다는 사람, 첫 여행 뒤 다시 서울을 찾았다는 사람, 다른 여러 도시를 여행했지만 서울은 유독 오래 생각난다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좋았던 여행지는 원래 그리운 법”이라는 반응도 있다. 그래서 Seoul sickness는 어떤 특별한 의학적 현상이라기보다, 서울 여행 뒤 남는 강한 향수를 재미있게 부르는 말에 더 가깝다.

비 오는 저녁, 서울의 골목 편의점과 따뜻한 밤거리 분위기를 담은 에디토리얼 이미지
서울의 밤은 화려한 관광지보다도 골목 편의점, 작은 식당, 젖은 거리 같은 일상적인 풍경으로 오래 남기도 한다. Editorial image: ToYouPick (AI-assisted visual) · 실제 특정 장소를 그대로 촬영한 사진이 아닌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에디토리얼 이미지

그런데 왜 ‘서울’일까?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건 꼭 유명 관광지만은 아니다.

한강에서 보낸 저녁, 골목의 작은 식당, 늦게까지 불이 켜진 편의점, 카페, 지하철을 타고 동네에서 동네로 이동하던 일상 같은 장면들이 오히려 자주 언급된다.

한 여행자는 한국을 떠난 뒤 서울 지하철의 안내음과 바나나우유 같은 아주 사소한 것까지 그립다고 기록했다. 여행 중에는 평범했던 장면이 집으로 돌아온 뒤 하나의 기억으로 남는 셈이다.

서울시가 외국인 관광객 리뷰와 이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여행객들의 관심은 명동이나 경복궁 같은 대표 명소뿐 아니라 전통시장, 촬영지, 서울숲, 산과 동네 곳곳으로 넓어지고 있었다.

노을이 질 무렵 청계천과 청계광장 풍경
해 질 무렵의 청계천. 여행이 끝난 뒤에는 이런 평범한 저녁 시간까지 그리움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Photo: Seoul Tourism Organization · Source: 서울관광아카이브 · KOGL Type 1 (공공누리 제1유형)

다시 서울로 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 감정을 단순한 SNS 유행으로만 보기도 어렵다.

2026년 7월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61만 명으로, 역대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60만 명, 일본 25만 명, 대만 20만 명 등 가까운 아시아 지역 방문객의 비중도 컸다.

물론 이 숫자가 ‘Seoul sickness’를 증명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서울을 한 번 보고 끝내는 여행지가 아니라, 다시 가고 싶은 도시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흐름과는 맞닿아 있다.

여행을 끝냈는데 한강 야경이 자꾸 떠오르는가?

한국에서 먹었던 음식이 갑자기 생각나는가?

벌써 다음 서울 여행 날짜를 보고 있는가?

그렇다면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You’ve got Seoul sickness.”